 중국에서 재건축사업 결정을 위한 주민투표가 사상 처음으로 실시됐다. ‘참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긍정적인 의견과 ‘잘못된 민주주의’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팽팽히 맞서며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베이징(北京) 차오양(朝陽)구 주셴차오(酒仙橋) 노후 주거지역 재건축 문제를 놓고 지난 9일 실시된 주민투표에서 찬성 2,451표(66%), 반대 1,228표, 무효 32표, 기권 1,700표로 3분의 1이 반대표를 던져 철거가 당장 진행되기 어렵게 됐다.
주셴차오는 베이징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재건축 단지로 18개 회사와 5,473가구가 입주해 있다. 지난해 시 당국이 철거를 결정하고 베이징뎬쿵양광(北京電控陽光)부동산개발이 시공사로 나섰지만 주민 51%만 철거에 동의해 지금까지 철거가 미뤄졌다.
베이징 시당국은 최근 철거문제로 인한 갈등이 심각하고 심지어 유혈 충돌까지 빚어지자 지난달 31일 이례적으로 주민투표를 통해 철거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이는 주민의견과 상관없이 강제 철거를 실시하던 예전의 정책과 크게 달라 주민여론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
일부 주민과 학자들이 그러나 “사유재산을 투표로 결정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나서 논란거리로 부상했다.
반대 주민은 “설령 99%가 찬성한다고 해도 다수 의견이 나머지 1%의 재산을 결정할 권리가 없다”, “왜 다른 사람이 내 집을 철거할지 말지를 결정하는가”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는 입주시 추가로 돈을 지불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반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사유재산은 법에 근거해야지 민주의 잣대를 될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셴차오는 5,473가구 가운데 70가구만 재산권을 보유하고 있어 철거문제를 주민투표로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이다.
추펑(秋風) 베이징 주딩(九鼎)공공사무연구소 연구원은 “재건축문제는 투표로 결정해야 할 것이 아니라 정부, 건설사, 입주민이 협의를 통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주택문제는 지도자 선출과 달리 결과가 일부 사람에게 직접적인 손해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시공업체는 그동안 보상문제에 있어 주민들에게 크게 양보하며 공을 들였으나 철거가 또다시 연기되자 난색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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